샌디에이고전 등판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말하는 류현진.(사진=다저스 포토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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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3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친 저에게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등판 다음 날의 몸 상태였을 겁니다. 오늘 자고 일어났더니 뻐근한 증세도 없고, 이상한 기운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하긴 2이닝 던지고 몸 어딘가가 불편하다면, 그것은 좀 문제가 되겠죠. 등 부위에 감지됐던 불편한 기운이 사라지면서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온 듯 합니다. 너무 좋아서 살짝 걱정이 될 정도로 말이죠^^.
샌디에이고와의 시범경기에선 예상 외로 스피드가 잘 나왔습니다. 경기 중에는 스피드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경기 후 살펴보니까 빠른 볼 구속이 93마일까지 찍혔더라고요. 의식해서 일부러 스피드를 높였냐고요? 전혀요. 말 그대로 그냥 던졌습니다. 평상시대로 공을 던졌을 뿐인데, 높은 스피드가 나온 건, 그만큼 몸 상태가 좋았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기록을 찾아보진 못했지만,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93마일까지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무리해서 던진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30개의 공 중 16개가 90마일 이상의 스피드가 나왔으니 저도 놀랄 수밖에요.
재미있는 건 샌디에이고로 이적 후 시범경기에서 처음 만난 맷 캠프를 상대로 던진 5개의 공이 모두 90마일 이상의 빠른 공을 던졌다는 사실입니다. 93마일의 최고 구속도 바로 이때 나왔습니다. 배터리를 이룬 A.J.앨리스의 리드대로 공을 던졌는데, A.J.나 저나 서로 승부 근성이 강하다보니 옛 동료를 상대로 최고 구속을 내는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래도 전 맷 캠프를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돼 진심으로 반가웠습니다. 샌디에이고 유니폼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경기장을 빠져 나갈 때 여전히 장난을 치면서 절 잡아당기는 바람에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지만, 이내 포옹을 하는 것으로 훈훈한 마무리를 이어갔습니다.
시범경기는 정규시즌 때 던지는 투구 내용과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이닝 수도 적은데다 그 안에서 던질 수 있는 공이 많지 않은 편이거든요. 어제는 빠른공 위주로 승부를 펼치다가 4개 정도의 슬라이더와 3개의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MLB.com의 경기 분석 내용을 보니까 90마일 이상의 빠른공을 슬라이더로 분류했더라고요. 90마일 이상은 빠른공으로 보시는 게 맞을 겁니다.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무리해서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진 않았을 테니까요.
등 부위에 불편한 증세를 느낀 이후 지난 8일 라이브 피칭을 마무리 짓고, 이틀 후에 불펜 투구를 하는 것과 관련해서 현지 기자들은 물론 한국 취재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등판 사이에 불펜 투구를 하지 않았던 저만의 루틴이 어떤 계기로 변화를 이룬 게 아니냐 하는 궁금증이었는데요, 이런 패턴은 시범경기 동안에만 보이는 부분일 것입니다. 라이브 피칭을 마치고 이틀 휴식 후 다시 불펜 피칭을 이어간 데에는 시범경기 첫 등판을 2이닝만 던지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범경기가 진행되면서 제가 5이닝이나 6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등판 후 이틀 뒤 불펜 투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즉 부상 등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제 루틴에 변화를 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거듭 강조합니다.
스프링캠프 동안 허니컷 투수 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공의 각도, 스핀 주는 법 등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주고받지만, 코치님도 저에게 루틴을 바꾸라고 강요하진 않습니다. 미국에서 야구를 해온 선수들과 한국에서 야구를 했던 저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한국에서 해왔던 방식대로 불펜피칭 없이 등판하는 게 가장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전 이 방식을 유지하면서 컨디션 조절을 해나갈 것입니다.
2년 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던 LA 다저스와 신시내티 레즈 경기. 추신수와 류현진이 야구장에서 첫 만남을 가진 의미있는 날이었다. 당시 '소녀시대' 멤버중 태연이 국가를, 써니가 시구를 맡았었다.(사진=다저스 포토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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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 한국시간으로는 18일, (추)신수 형이 속해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범경기가 열립니다. 스케줄대로라면 그 경기에 제가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라 신수 형과의 맞대결을 기대하는 팬들이라면 새벽 경기를 지켜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은 3이닝만 소화할 계획입니다. 상대팀이, 상대 선수가 누가 됐든, 제가 던져야 할 공만 던질 것이고, 약속된 투구수와 이닝수에 맞춰 마운드를 운영할 것입니다.
만약 신수 형이 우리 팀과의 경기에 출전한다면 신시내티 레즈 이후 2년 만의 맞대결이 펼쳐집니다. 야구장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신수 형과의 승부가 서로에게 꽤 재미있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올시즌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오는 6월에 달라스와 LA에서 각각 2경기씩 총 4경기가 열리는데, 18일의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위한 ‘워밍업’이라 생각하고 마음 편히 임할 생각입니다. 모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그리고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시합이 되길 바랍니다. 이 게임은 정규시즌이 아닌 시범경기일 뿐이니까요.
류현진이 쏜다! 댓글 이벤트
류현진이 사용하는 야구 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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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첨 기준은 베스트 댓글 선정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응모 마감 일자는 3월 16일 까지, 당첨자 발표는 류현진 일기 <3>편에 공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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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 마감 일자는 3월 16일 까지, 당첨자 발표는 류현진 일기 <3>편에 공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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