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yernes, Mayo 22, 2015

2015 추신수 MLB 일기 다르빗슈의 부재가 레인저스에 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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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는 있지만, 그래도 앞만 보고 간다.(사진=텍사스 레인저스 SNS)
지난 3월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캇츠데일의 한 호텔에선 텍사스 레인저스의 팬들과 스폰서 업체들을 초청, 선수단 전체가 참여하는 파티가 열렸습니다. 매년 스프링캠프 때마다 열리는 행사인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마냥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바로 우리 팀의 에이스인 다르빗슈 유의 부상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전날 캔자스티 로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 다르빗슈는 1이닝 후에 교체됐고, 당시만 해도 삼두근 통증이라고 보도됐습니다.
7일 저녁 파티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다르빗슈가 MRI를 찍었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그 결과에 대해선 발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파티에 참석한 구단 관계자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봐선 그에게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습니다.
그때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던 우리 팀의 존 다니엘스(JD) 단장을 발견했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JD 단장에게 다가가서 다르빗슈의 상태를 물었더니 그는 나를 사람이 없는 구석진 곳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르빗슈가 수술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전했습니다. ‘설마’ 했었는데, 가장 듣기 싫은 결과를 전달 받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됐습니다. JD 단장의 낙담한 표정을 보니 어떠한 위로의 말조차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다르빗슈는 지난 겨울 동안 달라스에 있는 레인저스 홈구장에서 저랑 가장 열심히 훈련을 했던 선수들 중 한 명입니다. 팔꿈치 이상 증세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그는 자진해서 오프시즌을 훈련으로 채워갔고,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하며 스프링캠프를 준비했습니다. 팀 에이스로서의 책임감과 재기에 대한 간절함을 자주 언급했던 그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이번 스프링캠프가 다르빗슈한테는 특별한 시간으로 다가왔을 텐데, 또 다시 그와 우리 팀에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JD 단장은 디너 파티 내내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시즌 부상 선수들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았을 텐데, 시범경기 초반부터 팀 에이스의 낙마는 그에게 엄청난 쇼크로 다가왔을 겁니다. 경황없어 하는 JD에게 다시 다가가서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다르빗슈가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지만, 다르빗슈의 빈자리는 누군가에게 기회가 될 것이고, 그 기회를 잡은 선수가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물론 다르빗슈가 지키는 마운드에는 비할 바가 못 되겠지만, 웨인라이트가 없을 때 세인트루인스가 우승했고, 작년 샌프란시스코도 맷 케인 부상 때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던 것처럼 우리도 올시즌 흔들리지 않고 선수들이 더욱 힘을 모으는 계기로 승화시킬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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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전력 외로 분류된 다르빗슈와 올시즌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후지카와 규지(사진=이영미).
시범경기 전까지만 해도 다르빗슈의 몸 상태는 최고였습니다. 다르빗슈의 라이브 피칭 때 직접 타석에서 그의 공을 상대했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연습과 실전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수술하지 않고 재활을 통해 회복이 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는 선수도 있는 법입니다. 다르빗슈는 후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팀의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야구가 제일 쉬웠던 분입니다. 즉 인생 자체가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야구를 하다 오른 발목을 다쳤는데, 회복이 더뎌 정밀 진단을 받다가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감염이 심해 골수염이 다리부터 무릎 밑에까지 퍼지는 바람에 의사는 절단을 얘기했고, 배니스터 감독은 야구 인생을 이어가기 위해 이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결국 수술과 항암치료를 통해 병마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운동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죠. 배니스터 감독은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총 10번의 수술을 받았는데, 이와 같은 사연들로 인해 감독 선임 직후 텍사스 지역 언론에서는 그를 ‘파이터’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분이 팀을 이끌다 보니 웬만한 악재에도 표정에 변함이 없습니다. 다르빗슈의 부재로 불안해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한군데로 모으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번 일기에서 벨트레가 선수들에게 강조했던 ‘네버 에버 큇(never ever quit)’은 사실 배니스터 감독이 먼저 꺼냈던 얘기입니다. 그래서 제가 감독에게 물었습니다. ‘네버 에버 큇(never ever quit)’이 어떻게 해서 나온 얘기인지를. 그는 자기가 암에 걸려 죽을 고비에 놓여 있을 때 아버지가 자주 해주신 말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 다르빗슈는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는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끝날 때 까지 끝나지 않는다는 ‘네버 에버 큇(never ever quit)’을 마음에 새기고 앞만 보고 달려갈 것입니다. 지금은 시범 경기이고, 우리에게는 162경기가 기다립니다. 앞으로 또 다시 어떤 시련이 닥칠지 모르지만, 시련이 있는 만큼 기쁘고 행복한 일도 찾아올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추신수, 벨트레, 필더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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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첨 기준은 베스트 댓글 선정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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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쏜다! 두 번째 선물, 스파이크(사진=이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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